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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향에 갔을때의 일입니다.
대구에서 마지막 비행기로 내려갔던지라.제주시에 도착한 시각이
꽤 되었습니다.하여 그날은 시골에 내려가지를 못하였지요.

차가 없으면 시골에 가기도 참 애매합니다.
이것저것 시장도 봐가지고 가야하기 때문이고
여기서 내려가면서 챙기고 간 물건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막내 남동생이 퇴근시간과 맞는지라  공항에 마중 나와주어서
그날은  여동생네 집으로 가서 모두들 모여 저녁파티를 하였지요.


조카들이 통닭 통닭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지라 그럼 오늘저녁은
이모가 고모가 쏜다고 큰소리 탕탕 치고 2마리나 불렀는데
양이 어찌나 많던지.인원이 열명 남짓 되는데도...먹다가 남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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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이튿날 날이 밝자 마자 렌트카 회사로부터 차를 인수받고는
부랴부랴 동문시장으로 가서 시골에 가지고 갈 시장부터 봤지요..
역시나 해산물을 좋아하시는지라 게장만들 꽃게랑 ,국거리,찌개거리.
그리고 싱싱한 굴도 넉넉히 사 들고 시골로 향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여전히 변함이 없더군요.
넓은 초원에는 아직도 풀들이 싱싱하고
마소가 뛰 놀고 있었고 바람은 조금 차거웠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고 오후엔 감귤을 따다가 들어온  저녁시간이었지요
오늘은 내가 특별한 떡국을 끓여 드린다고 큰소리 탕탕 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머니와의 대화!!

어머니께서는 "특별해봐짜 떡국이주게 무신..."
(특별해 봐도 떡국이다)

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셨습니다.
마침 떡은 제주시 여동생이 잔뜩 빼와서는 나눠줬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온 터였습니다.


"어머니 저녁에랑 굴떡국 끓영 안내쿠다"
(어머니 저녁에는 굴떡국 끓여 드리겠습니다.)

"굴떡국이랜 헌건디양 혼번 드셔 보심써"
(굴을 넣고 끓인 떡국인데 한번 드셔보십시오)

"기여 경허라 밥통에 밥은 이시난 느네 아방은 그거 호썰 더 드리민 된다"
(그래 그럼 그래라 아버지는 밥통에 남은 밥이 있으니 조금 더 드리면 된다)


이렇게 하여 비바리는 떡국 끓이기 돌입을 한겁니다.

"어머니 굵은 맬치 이수과?"
(어머니 다싯멸치 있습니까?)

"응 그디 냉장고 문 열엉보라 문에 있쪄"
(거기 냉장고 문 열어보면 문에 있다)

떡을 씻어 건져 놓고 굴도 씻어 건져 놓고 냄비에 물을 앉혀 멸치 들이치고
육수를 뺍니다...이때 번쩍 생각나는것이 또 당근이었습니다.

"어머니 당근은 어수과?"
(당근은 없나요?)

"무사 당근도 들어가맨?
( 당근도 굴떡국에 들어가느냐?)

"예..꽃모양으로 썰엉 노민 곱딱허곡 좋수다"
(예 꽃모양으로 썰어서 넣으면 예쁘고 좋습니다.)

"당근은 어따..그냥 끓이민 안되느냐 "
(당근은 없는것 같은데 그냥 끓이면 안되느냐?)

이렇게 하여 당근없이 굴과 달걀, 파만 넣고 끓여서 드디어 굴떡국이 완성 이 되었습니다.




굴떡국 끓이는 법===>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 건져내어
떡을 넣고 끓이다가 거의 마지막에 굴과 달걀을 동시에 넣는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파를 넣고 마무리를 한다.





처음 드셔 본다는 굴떡국!

아버지와 나. 그리고 어머니.
이렇게 또 방안으로 상차림을 하여 둘러 앉았는데..
별 기대없이 숟가락을 먼저 드신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 이거 잘도 맛 좋다이`~ 우린 이런거 혼번도 못 먹어봤쪄"
(이 떡국이 참 맛있다. 우리는 이런거 처음 먹어본다)

"또시 끓여 먹을때랑  이추룩 해영 먹어사키여"
"저루는 어떵허과?"
(다시 떡국을 끓여먹을때도 굴을 넣고 끓여야겠다 당신은 어떠우?)

아버지도 역시 참 맛있다고 입을 맞춥니다..
'저루는" "저어른"이라는 어머니의 남편 (아버지) 호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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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께서 맛있게 한그릇 후딱 비우시는 것을 보니..
갑자기 울컥해지더라구요

난..끓여먹고 싶은것 죄다 끓여 먹는데 어머니랑 아부지께선
이런 흔한 굴떡국 조차도 처음이시라니......

갑자기 숟가락을 놓고 싶어졌습니다.
목이 메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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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시골에  남겨진 74세 부모님

6남매 키워 모두 내보내고 나니  적적한 시골엔 항상 두 분 뿐입니다.
밥도 여럿이 둘러 앉아 먹어야 제맛인데 게다가
바쁜 농삿일에 쫒기다 보니 제대로 무언들 끓여 드셨을리 없다 생각하니.
콧잔등이 시큰해지더구요..

그렇다고 직장 때려치우고 내려와서 부모님 수발만 해드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른 형제들은 제주시에 있지만 직장에 육아에 가사에
모두들 바쁘니 주말에나 한번씩 시골에 다녀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철마다 과일이며 반찬이며 택배로 보내면서 자식된 도리
그래도 해보려고 애썼었건만.지난번에는 떡볶이도 생전 처음이라 하시더니
이렇게 흔한 굴떡국도 처음 맛보신다하니 부끄럽고 죄송하여
얼굴이 다 화끈거렸습니다.
나는 부모님 위해 여태 무엇을 제대로 해드렸나 반성이 되더군요.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부모님 연세 올해  74세신데 갈수록 걱정이 앞섭니다
더 심하게 아프지 마시고 두분이 오래 함께 계셔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아직 살아계실때
자식 된 도리 다 못해드림이 한없이 죄송하더군요.
드시고 싶은 음식이라도 내손으로 실컷 만들어 드리고 싶건만...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세째딸 너무 해드린것 없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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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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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칼스버그 2010.12.17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치 전원일기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드네요..
    어머님과의 정겨운 대화....
    이 겨울에 은근히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듯 합니다..

    • 비바리 2010.12.17 1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떡볶이도 처음
      굴떡국도 처음
      하기사 시골에서 농삿일에만 코박고 사시니
      안 드셔본 음식들 지천이겠지만
      참..먹먹하더군요..

  3. 2010.12.17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2010.12.17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2010.12.17 1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와이군 2010.12.17 1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상통화폰 장만해드리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들녀석 자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나마 화상통화가 제일 편하더라구요.
    있다가 전화드려야겠습니다 ㅠ.ㅜ
    따뜻한 글 감사드립니다.

  7. 2010.12.17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hermoney 2010.12.17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어머니한테 전화왓는데

    퇴근후라 그런지 이상하게 퉁명스럽게 받은거같았는데

    이글을 보니..T_T)

    흑흑

  9. 더공 2010.12.17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굴 떡국은 저도 처음 봅니다. 너무 맛있어 보이고요..
    글을 쭉 읽다보니... 사는게 너무 빡빡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와이군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
    저도 전에 멀리 사는 사촌하고 가끔 네이트온으로 화상 채팅 했던게 생각나네요. ^^

  10. 2010.12.17 2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2010.12.17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비바리 2010.12.17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고..
      남의일 같지가 않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언제 어느분이 먼저 가실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자주 안부 드리고 계시지요?

  12. Rosemary 2010.12.17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제주도 방언 신기하네요
    정말 번역해 주지 않음 못알아 듣겠어요
    갑자기 궁금해진건데요 제주도어사전이 따로 있을까요?

  13. Desert Rose 2010.12.17 2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뭉클합니다.
    외국에 사니..
    참..저도 한번도 못해드렸습니다.
    오늘 태국 굉장히 쌀쌀합니다.
    올들어 가장 낮은 기온인듯..
    감시 조심하세요!

  14. 화사함 2010.12.18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사투리가 참 정겹군요^^ 마음은 다 아실 거에요. 굴떡국 저도 안먹어봤는데.. 어머니 생신이 곧 다가오는데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ㅎㅎ

  15. 2010.12.18 0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설날이 온듯 합니다^.^ 먹고 싶네요 꿀꺽 ㅋㅋ 저는 이제 블로그 질 하는 초보인데 한번 놀러와주세요 ㅋㅋ

  16. 꼬장 2010.12.18 0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 고운 마음씨도 맛깔나보이는 굴떡국도 게다가 구성진 사투리까지....ㅎㅎㅎ
    정말 그 광경이 눈에 보이는듯 싶습니다.
    부모님께 참 이쁜 따님이실게 틀림없네요.

  17. 베라드Yo 2010.12.18 0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콧등도 시큰해 지네요..ㅠㅠ
    저희 어머니 아버지가생각이 납니다.. 지금이시간에 전화드릴수 도없고..
    내일은 꼭 본가에 다녀와야 겠습니다.

    비바리님.. 이새벽 절 울리시는군요.ㅠㅠ흑......

  18. 2010.12.18 0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9. Deborah 2010.12.18 1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째딸은 얼굴도 안 보고 데리고 간다는 말이 있지요. 비바리님이 셋째따님이시군요. ^^ 효녀이십니다.

  20. 한국대장 2010.12.19 2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밤에 들어 왔다 정말 배고파 하다 갑니다..ㅠㅠ 굴 넘흐 좋아해요~

  21. 보기다 2010.12.20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흑...읽으면서 울컥...합니다.
    올해 떡국은 비바리님께 전수받았으니 제가 끓여서 드려야겠습니다.
    두분 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