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바리의 숨비소리

비내리는 고모령에 아름다운 셀프양심과일가게가 있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고모령의 셀프양심과일가게 )

이별과 눈물의 고모역,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즐겨 부르곤 했던 현인의 "비내리는 고모령" 의 모티브가
되었던 고모역으로 가는  바로 그 고모령 아래에 양심을 믿고 파는 셀프과일가게가 있다.
어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날이 침침한지라 답답하기도 하거니와 강바람도 쐬고 싶고 고모역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얼른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에 모자도 없이 바로 근무하다가 카메라만 챙기고 나갔는데 이런 아름다운
가게를만나게 된것이다. 대구 지역에서는 익히 잘 알려진 가게이다.
이 가게의 농장주는 여환욱 (55세) 이며,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에서 체리, 매실, 복숭아.,
자두 농장을 하는 농업경영인이며 대구 포도 연구회 회원이시다.
처음에는 모친께서 직접 판매대에 앉아서 팔으셨다 한다. 그러나 2003년 모친이 작고 하자 일손이
부족해서 그만두게 되었는데,.이 농장의 과일맛을 아는 시민들이 자꾸 찾아오는 바람에 이런  묘책을
 내신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일가게 안을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편안하기 이를데 없다.
우선 안내문이 너무 정겹다. 플라스틱 물통에 복숭아 자두 한소쿠리에 5,000원이라고 써있는것을 보면
슬그머니 웃음마저 나온다. 물통 안에는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물이 약간 채워져 있다.
오른쪽에는 바로 시민들의  양심을 믿고 마련한 돈통이다
."고맙습니다 "라는 문구가 주인의 인격을 대변해 주는듯 흐믓하다.
소쿠리에 소복소복 담긴 물건이 필요하면 돈통에 돈을 넣고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면 비닐봉투가
 걸려 있는데 거기다 담아가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물건을 사가는 젊은청년)

안쪽에다 차를 주차시키고 과일도 사고 사진도 찍으려고 내렸는데 지나가던 젊은 청년이 들어온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가 잔돈이 없다면서 망설이길래 저도 마침 과일 한바구니 사려하는데
잔돈 드릴테니 만원을 넣자해서 둘이 한봉지씩 샀다.
좌판대에 놓인 하얀 비닐봉투가 바로 내것이다.ㅎㅎㅎㅎ
사진찍는 사이 젊은 청년은 과일을 담고 모델역활까지 해주셨다.청년은
"이 길을 몇 년째 지나다니고  있는데 이런가게가 있어 저도 애용을 합니다"
 "참 신기하죠?"
"제가 사진에 나와도 되겠습니까?"
하면서 기꺼이 모델역을 자청해 주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과일가게 모습)

이 양심가게는 2004년 부터 문을 다시 열었는데 과일맛도 좋을뿐만 아니라
특히 이렇게 사람들의 양심을 믿고 시작하였는지라 이웃분들의 염려와는 다르게
저녁에 가게정리를 하면서 팔려나간 과일과 돈의 액수를 헤아려 보면 신기하게도 다 맞는다고 한다.
가끔 잔돈이 부족한 사람은 돈만큼 물건을 가져가겠노라고 전화를 주시기도 한단다.
물건이 떨어지면 물건 채워 놓으시라는 전화도 해 주신다고 ...

글쓴이가 찾은 이날은 몇 몇 분들이 자두를 봉투에 담고 계셨고, 또 어떤분들은 가면서 찻속에서 바로
드신다고  수돗물에 씻고 계셨다. 이런 분들을 위해 과일가게 한쪽에 수도까지 배려를 하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  수돗물에 과일을 씻고  봉투에 담고 있는 손님)-곳곳에 비닐봉투가 달아놓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일만이 아니라 손수 뽑은 천연 아카시꿀도 판매를 하신다.
필요한 분들은 연락처로 전화를 주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쓰지 못하게 되는  스치로폼 과일상자를 뜯어 안내문을 적어 의자에 동여맸다.
풋풋한 인정과 편안함 그리고   믿는 마음이 살폿 느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일가게 옆에 수도를 끌어다 주셨다.
손도 씻고 과일도 씻어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자상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덤으로 주는 자두)

정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덤도 주신다.
양심껏 조금씩 담아가면 된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이 서너개를  손에다 담아 주면서
"이건 덤입니다.이렇게  가져가시면 됩니다."
하면서 건네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몇 년전 시골살때  모지역신문에서 이 가게에 관한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이렇게 직접
아름다운 현장을 보고 맛있는 과일도 사고 돌아오는 발길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평소 이 양심가게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하루 평균 40~50명 선이다.
5월 과일중에 가장 먼저 생산되는 체리부터 내다 팔기 시작하여 지금은 자두를 판매하고 있었다.
곧이어 복숭아, 포도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지나가다 과일이 필요하면 돈통에 돈을 넣고 비닐봉투에
담아가면 된다. 주인은 농사일이 바빠서 가끔 빈 소쿠리를 채워주러 나오기만 할뿐
이 가게는 바로 우리들 양심을 믿고 파는 아름다운 가게이다.

대구 인터불고에서 들어가 골프연습장 뒷길 고모령을 넘어 팔현마을 입구 왼쪽 도로변에 있다.
어제는 모처럼 노랫속의 고모역도 담아보고  고모령의 양심가게에 들러 맛있는 자두도 사게 되었다.
집에와서 자두를 씻고 한입 툭 베어 먹으니  싱싱하고 달착한 향내가 입안가득 차고도 넘친다.
아마도 우리들의 양심을 믿는 가게 주인의 고운 마음이 싱싱한 자두에 듬뿍 들어있는듯 하다.

아름다운 세상이고 아름다운 마음들은 늘 우리 곁에 있더군요.
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