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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남아있는 일제 침략야욕이 빚어낸 역사적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이나 격납고에 대해
그동안 이야기나 신문지상에서만 듣고  보았지  직접 가보지는 못한 상태였었다.

이곳을 직접 눈으로 본 것은 그러니까 5월초 보리물결이 누렇게 막 출렁이는 계절이었다.
고향에 내려가면 꼬옥 한번 어떤 곳인지를 보아야지 하고 계획에 넣었었는데, 마라도 방문을
앞둔 시각, 배시간이 1시간여 남아 있던 터라 부랴부랴 서둘러 알뜨르로 향했다.

모슬포 포구에서 알뜨르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주변은 온통 누런 보리물결이었고. 그 너머로 우뚝   솟은 아침 한라산과
특이한 모양의 산방산 봉우리가  멋드러진 풍경을 연출해주고 있었다.

 알뜨르 비행장은 등록문화재 3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송악산과 인접해 있다.
모슬포에서 4년여를 직장생활도 하였건만 어떻게 이리 귀한 역사적 현장엘 못가봤을꼬`~
오늘은 그 가슴아픈 역사적 현장으로 함께 제주도로 떠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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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산방산과 한라산과  익어가는 보리)

마라도를 가기 위한 배편을 알아본 뒤
모슬포 포구에서 알뜨르로 가는 길에 만난 보리밭과 산방산 그리고 한라산의 모습이다.
이른아침 시각인지라 공기도 상쾌하고 한라산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필자의 고향방문은 5월 초임- 시간이 여의치 않아 이제서야 사진 정리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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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 비행장으로 가는 길이다. 그  너머로 송악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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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들) 가운데 우뚝 우뚝 서 있는 격납고들

"알뜨르" 라는 말은 "아래 위치한 들" 을 말하는 제주어이다. 이와 반대되는 말은 "우뜨르"이다
보통 산간마을을 가르켜 "우뜨르"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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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들)


넘실거리는 보리밭 너머로 아 저게 바로 말로만 듣던 격납고인가 하는 순간이었다.
일제가 모슬포에 처음 군사기지를 설치한 것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일제는 중국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만주사변과 지나사변을 일으키며 대륙공격을 위한 교두보로
공군비행장을 구축했다. 사진에서 보는 격납고에는 일본군의 붉은잠자리비행기인
아카돔보를 숨기기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들의 야심찬 야욕으로 만들어진 비행장은 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으로 태평양과 동남아시아로 광활한 세력을 넓히면서 잠시 비행장의 중요성이
약화되었으나, 다시 부각이 된 것은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에서 잇따라 패전하면서 본토사수의
필요성이 절박해지면서였다. 미군의 오키나와 점령과 독일군의 항복으로 궁지에 몰린 일본군은
본토를 지키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1945년 시달된 7개의 작전 중 하나인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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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미군이 일본의 구주로 진격하는데 있어 길목에 위치한 요충지로 이 곳에 군사력을 상당 부분
배치할 수 밖에 없었다.이에따라 일본 방위사령부는 조선에 있는 군사령부를
제 17방면군으로 개편하고 제주방비를 위한 제 58군사령부를 신규편성하기에 이른다.
결 7호 작전에 의해 제 58군사령부는 제주를 3개 권역으로 나눠 군을 배치하게 되고
오름이 많은 동부지역은 유격진지로 ,서부지역은 주진지대로 , 제주중앙부는 공세준비기지로
제주시를 중심으로 한 북쪽은 96사단이,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남쪽은 108여단이 각각 주둔하였다.
이들 주둔군은 비행장에 엄체호 시설(격납고), 참화, 진지, 동굴(갱도)진지,도로를  구축하게 된다.
제주시지역의 서우봉 해안과 수월봉 해안 , 서귀포지역의 송악산 해안과 성산일출봉 해안,
삼매봉 해안에는 미군의 해안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자살 특공기지가 구축되며,
해안선 유람을 하다보면 그들이 그때당시  파 놓은 해안동굴을 육안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러니까 제주도는 사실상  전역이 일본군의  야욕에 의해 기지화된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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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고 안은 엄청난 양의 시멘트를 발라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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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현존하는 군사유적 알뜨르 비행장의 격납고)

이 시설은 1942년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간 공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것은 19동이며 격납고는 항공기의 정비, 점검을 위한 부대 설비를
보유하고 기체를 수용할 수 있도록 건축된 건물을 말한다.
현존하는 격납고의 규모는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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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슬봉)


모슬포는 일제 강점기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군사기지"라는 이미지가 많은 이들의
뇌리속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필자도 학교 갓 졸업하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곳이
바로 모슬포 (대정) 이다. 하여 그런 느낌들을 피부로 실감하였던 적이 있다.
모슬봉 꼭대기에 설치된 레이다망과 언제나 하얀 이를 드러낸 흑인 미군들은
커다란 애견을 동반하고 시끄럽게 그들만의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덩치 큰 뮤직기기를
어깨에 매고 모슬포 거리를 활보하곤 하였다.모슬포는 지리적 요건상 군사기지가 들어 서기에
적함한 요충지이다 보니 한국전쟁과 같은 위기때는 공산주의의 적화 야욕을 물리치기 위해
제1훈련소가 들어서 병사들을 훈련하는 등 강병의 요람이 되기도 하였다.
지금도 모슬포에는 공군을 비롯하여 미군 등  거의 전 군부대가 집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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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한 땅이 무색하게 밭 중간중간에 우뚝 우뚝 서 있는 격납고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막 경작을 시작한 밭들도 있었고, 보리가 익어 너울너울 춤을 추는 풍경은 아름답다 못해
아픈 역사의 현장의 진혼 춤사위 같아 마음이 아파왔다.

이들 군사시설은 대부분 결 7호 작전에 의해 불과 수개월 만에 상당부분 구축되었다 한다.
그러나 1945년 피먕한 일본군의 각종 진지와 무기들은 미군에 의해 파괴되거나 수장됐다. 하지만
알뜨르 비행장에는 아직도 그때의 시설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역사의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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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자가 돌아본 역사의 현장에는 관리소홀이 빚어낸 또 다른 흔적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시설물 안이 궁금하여 가까이 다가가보니 거의 방치되어 있었고
심지어 격납고 안에는 농사에 필요한 자질구래한 농기구나 사용치 못하는 농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마치 쓰레기창고를 방불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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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격납고 안의 폐농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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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고 내부에 버려진 농자재와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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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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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 앞에서 보리는 춤추고 하늘은 더없이 파랗다.
격납고 인근에는 4.3 사건 당시 무고한 제주 도민을 강제로 연행하여 총살 후
암매장한 장소인 "섯알오름양민학살터"가 있어 이곳 알뜨르 비행장과 함께
도민들의 아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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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라도 견학을 위한 초. 중. 고  수학여행단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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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악산과 해안동굴)

최근 제주자치도에서는  평화의 목소리가 크다."평화의 섬" 반포를 하고  
4.3 평화공원이 조성되는가 하면 "평화 박물관"도 건립이 되었다.
하지만 제주 공군기지건설 가능성과 국방부의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계획이
가시화 되면서 도민들의 불만과 반대 운동도 만만치가 않았다고 알고 있다.
필자는 이날 거의 방치되다시피한 일본군 군사 유적지를
돌아보고 나오는 뒷맛이 왜이리 씁쓸하던지..


가마오름 지하요새 보기 클릭--http://vibary.tistory.com/288


마라도를 향하는 유람선에 승선한 뒤에도  멀어져 가는 송악산 해안동굴이 또 눈에 들어와
가슴이 울컥 하였다.4.3평화공원과,  가마오름 지하요새와 평화박물관 , 알뜨르 지하벙커와
오늘 소개한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 등 일제 침략 야욕의 현장들을 연계하여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혹은 역사관광 코스로 추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여행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비바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k2man 2009.06.26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크레인으로 부수려다 실패했던 흔적까지 나와있네요.
    인근에 보면 아직도 활주로가 공군 소유로 남아 있습니다. 비상활주로로 최소한의 관리도 되고 있죠.
    여튼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비바리 2009.06.26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차장 시설만 잘 되어 있더군요.
      정작 본거지인 격납고 안은 저렇듯 방치된 셈이구요..

    • k2man 2009.06.26 1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주차장은 섯알오름 학살터를 성역화하면서 만든 것입니다.
      인근 활주로는 비상시 사용할 수 있게 지금도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그리고요^^ 제가 제주관련 네이버 오픈캐스트를 발행하는데, 비바리님의 제주관련글을 링크해도 될런지요? 허락부탁 드립니다. ^^

  2. 빛으로™ 2009.06.26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로만 유적이니 하면서 관리가 안되고 있네요
    제주도 이번년에는 한번갈수 있을지 ㅜㅜ

  3. 라이너스™ 2009.06.26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격납고를 보존해야할 유적이라고 받아들여야할지
    어떨지 좀 헷갈리긴 합니다. 관리도 제대로 안되는거같고
    흉물스럽네요. 뭔가 대책이 필요하긴한듯해요

    • 비바리 2009.06.26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제의 잔재라고 무조건 없애는 일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사견으로는 충분히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봐요..
      제주도 곳곳이 이런 일본의 잔재들이 남아 있는데
      없앤다고 역사가 바뀌지는 않겠지요?

  4. MindEater™ 2009.06.26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하는 곳이 없어 그런가봅니다.
    쩝..그래도 풍경은 일품입니다. ^^bb

  5. 김천령 2009.06.26 1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이맘 때 다녀갔었지요.
    조만간 유적지 정비가 되면 관리도 잘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소홀하네요. 관리가....

    • 비바리 2009.06.26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방부 소관이며 알뜨르비행장 무상증여 문제가 불거져
      많이 시끄러웠던 것으로 압니다..
      빠른시일내에 자치도에서 관리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6. pennpenn 2009.06.26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등록문화재 꼴 좋습니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찌 문화를 입에 담으리오~

    • 비바리 2009.06.26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치되고 있는 문화재가 여기뿐이겠습니까요.
      얼마전에 다녀온 세종대왕자태실에도 쓰레기 천지에
      고장난 자판기만 말없이 서 있어서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7. 미싱엠 2009.06.26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있을 적 처음본 지하 탄약고 기지가 생각나네요.
    올 여름에 내려가면 한번 꼭 가봐야겠어요

    • 비바리 2009.06.28 0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뜨르 주변에는 지하벙커와 양민학살터..그리고
      송악산의 해안동굴.,.등등 볼거리가 또 많다네요.
      저도 세세히 잘 보지 못하여서 아쉽습니다.

  8. 따스아리 2009.06.26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곳은 잘 보존해서 충분히 역사 교육에 활용할 수 있을텐데 아쉽습니다~
    관리가 너무 소홀하네요

  9. leedam 2009.06.26 2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제주도 자치에서 잘 하시겠죠 언제인가 tv에서 본거 같아요

  10. 해나스 2009.06.26 2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뜨르 알뜨르 마을 이름이 참 예쁘네요.
    그 예쁜 이름의 아름다운 마을에 이런 흉흉한 시설을 세운 것이 넘 안타깝지만
    그래도 유적으로서 관리하고 역사적인 교훈을 얻도록 해야겠죠.
    당췌 왜 여기저기 그렇게 관리들을 못하는건지...

  11. 2009.06.27 0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장웅진 2009.06.27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카톰보는 원래 "훈련기"로 알고 있습니다만... <전쟁동화집>라는 일본 동화책(대략 어른용)에서는 1945년 8월 15일에 아카톰보로 가미카제를 위해 출격한 소년병이 연료가 떨어져 어느 이름 모를 섬에 추락해 죽어가더라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아무튼 쓰레기장이라니... 하긴 숭례문도 불타게 냅두고, 고궁에서는 바비큐 파티를 하는 족속들이니 할말 없지요. -ㅅ-;
    이러면서 무슨 역사가 오래된 민족이라고 과시하는 것인지...

  13. Channy™ 2009.06.28 0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를 하다가 좋은 점이 이렇게 이웃블로거님의 멋진 포스팅을 볼수 있다는 거... ㅎㅎ
    오늘도 잘 보구 갑니다~ ^^

  14. 기리. 2009.06.2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가슴아픈 역사라서 관심을 덜 가지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잘 관리해서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하는데 말이지요.

  15. 백마탄 초인™ 2009.06.28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 도지사는 뭐한다캅니까???

    저런 흉물을 하루빨리 폭파시켜서 없애 버리든지, 아니면 잘 보존해서 역사교육의 한 방법으로 활용을 하던지!!

    기업들에게 검은돈이나 받아 쳐먹는 짓꺼리나 하지말고 저런거나 똑바로 처리 해야 할낀데;;;;;;
    참, 문제구만!!

  16. 광제 2009.06.28 2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제의 잔재라고는 하지만....
    후손들이 알아둬야 할 분명한 군사유적이지요...
    아픔의 역사도 역사입니다...
    소중하게 후손들에게 일깨워 줘야죠..
    관리소홀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가만보니 농사짓는 분들이 창고로 사용하나보네요..
    창고는 좀 너무 했고...깨끗하게 쓰면서..
    한낮의 땡볕 피하는 정도로 곱게 사용해주면 좋을텐데요..

  17. 2009.08.15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